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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6 대학 민주화에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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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5-09-16 12:25 | 조회4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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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민주화에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 부산대학교 고 고현철 교수를 추모하는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성명서

 

 

지난 817일 부산대학교 고현철 교수가 대학과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교수의 희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는 대학 민주화의 상징인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려던 시도가 저지되었다. 그러나 직선제 폐지를 강요하여 한국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한 교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총장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부산대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한다. 교육부가 최소한의 인륜적 도리마저 져버린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려는 것은 대학을 정권의 입맛대로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치와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유린하는 위헌적 행태이다.

 

민주주의를 국가의 기본원리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는 반국가적 행위이다. 민주주의란 모름지기 구성원의 뜻에 의해 공동체가 운영된다는 원리이며, 이때 구성원의 뜻을 묻는 행위가 선거이다. 초등학교 반장도 직접 선거로 뽑는 나라에서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총장을 구성원들이 직접 선출할 수 없다는 것은 대학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후진적 조직으로 퇴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이 국가의 최고학문기관임을 상기할 때, 이는 대학의 굴욕이요, 국가의 수치다.

 

대학은 대학 구성원들의 뜻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학 자치의 원리다. 이 원리에 따라 대학의 대표로서 총장은 응당 대학 구성원들에 의해 선출되어야 마땅하다. 총장을 대학 구성원이 선출하지 못할 때 대학의 자치는 애초부터 공염불이 되는 것이며, 대학의 운영 역시 필연적으로 구성원의 뜻과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총장직선제를 없애려는 정부의 대학 정책은 대학 자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고 고현철 교수가 목숨을 내던지면서 지키려했던 총장직선제는 부산대를 제외한 모든 국립대학에서 교육부의 강요에 의해 조직적으로 파괴되었다. 사립대학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총장을 대학 구성원이 선출하지 못하고 법인 이사장이 제멋대로 임명할 때 대학이 얼마나 황폐화될 수 있는지를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사장은 대학을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교수들을 향해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고 협박하고, 이사장이 임명한 총장은 대학의 정신과 이념을 수호하기는커녕 이사장의 충복을 자임하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앙대처럼 이사장이 전횡을 일삼고 총장은 그의 하수인이 되어 학문공동체의 근본을 파괴하는 대학이 적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학이 무너진 것은 민주주의가 무너졌기 때문이고, 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은 대학이 더 이상 민주주의를 가르치지도 실천하지도 않았기 때문임을 우리는 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통해 이제야 통절하게 깨닫는다.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들은 고 고현철 교수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학의 민주주의를 우선 중앙대학교에서부터 실현해낼 것을 다짐한다. 나아가 한국의 모든 대학에서, 그리고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 고인의 뜻임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2015916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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