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6 대학 민주화에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 성명서

본문 바로가기
  • HOME
  • 1:1문의
  • 로그인
  • 회원가입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명의로 발표되는 성명서를 수록하는 공간입니다.

2015-09-16 대학 민주화에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5-09-16 12:25 | 조회1,543회
좋아요 0

첨부파일

본문

대학 민주화에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 부산대학교 고 고현철 교수를 추모하는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성명서

 

 

지난 817일 부산대학교 고현철 교수가 대학과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교수의 희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는 대학 민주화의 상징인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려던 시도가 저지되었다. 그러나 직선제 폐지를 강요하여 한국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한 교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총장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부산대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한다. 교육부가 최소한의 인륜적 도리마저 져버린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려는 것은 대학을 정권의 입맛대로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치와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유린하는 위헌적 행태이다.

 

민주주의를 국가의 기본원리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는 반국가적 행위이다. 민주주의란 모름지기 구성원의 뜻에 의해 공동체가 운영된다는 원리이며, 이때 구성원의 뜻을 묻는 행위가 선거이다. 초등학교 반장도 직접 선거로 뽑는 나라에서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총장을 구성원들이 직접 선출할 수 없다는 것은 대학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후진적 조직으로 퇴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이 국가의 최고학문기관임을 상기할 때, 이는 대학의 굴욕이요, 국가의 수치다.

 

대학은 대학 구성원들의 뜻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학 자치의 원리다. 이 원리에 따라 대학의 대표로서 총장은 응당 대학 구성원들에 의해 선출되어야 마땅하다. 총장을 대학 구성원이 선출하지 못할 때 대학의 자치는 애초부터 공염불이 되는 것이며, 대학의 운영 역시 필연적으로 구성원의 뜻과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총장직선제를 없애려는 정부의 대학 정책은 대학 자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고 고현철 교수가 목숨을 내던지면서 지키려했던 총장직선제는 부산대를 제외한 모든 국립대학에서 교육부의 강요에 의해 조직적으로 파괴되었다. 사립대학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총장을 대학 구성원이 선출하지 못하고 법인 이사장이 제멋대로 임명할 때 대학이 얼마나 황폐화될 수 있는지를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사장은 대학을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교수들을 향해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고 협박하고, 이사장이 임명한 총장은 대학의 정신과 이념을 수호하기는커녕 이사장의 충복을 자임하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앙대처럼 이사장이 전횡을 일삼고 총장은 그의 하수인이 되어 학문공동체의 근본을 파괴하는 대학이 적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학이 무너진 것은 민주주의가 무너졌기 때문이고, 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은 대학이 더 이상 민주주의를 가르치지도 실천하지도 않았기 때문임을 우리는 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통해 이제야 통절하게 깨닫는다.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들은 고 고현철 교수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학의 민주주의를 우선 중앙대학교에서부터 실현해낼 것을 다짐한다. 나아가 한국의 모든 대학에서, 그리고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 고인의 뜻임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2015916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성명서 목록

Total 242건 11 페이지
성명서 목록
번호 제목 작성인 날짜 조회
92 2016-11-21 항상 중앙대에 대한 애정으로 헌신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 중앙대학교 교수님들께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6-12-14 1544
91 2015-09-16 918전국교수대회4-‘(故)고현철 교수 추모 및 대학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전국교수대회’ …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09-16 1543
90 2016-10-17 학생정원 이동을 본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라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6-10-17 1541
89 0727 학장님들께서 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새로운 중앙대 건설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합니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09-07 1539
88 2016-08-14 김창수 총장님께 드리는 교수협의회의 질의서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6-09-06 1533
87 0326 고소 보류를 알리며, 본부의 철저한 조사와 관계자 엄중문책을 요청한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09-05 1515
86 2017.12.22. 지금까지 중앙대의 싸움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준 대학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8-01-05 1514
85 2019.03.14. 본부는 파행적 대학평의원회 운영을 즉각 중단하라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9-04-15 1512
84 2017.12.26. <재벌 갑질 폭거>를 규탄하는 이번 주 교수협의회 활동을 알려드립니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8-01-05 1500
83 2016-05-23 교수협의회 법률기금 모금 및 사용내역을 알려드립니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6-05-23 1498
82 2017.12.19. ​​재벌 갑질 폭거에 항의해 학장님들께서 동반 사퇴에 나서 주십시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8-01-05 1498
81 0602 이용구 총장의 거취 표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재단의 결단을 촉구한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09-05 1496
80 2015-11-16 정년보장제도와 총장선출 제도 등에 대한 전체교수 여론조사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11-16 1495
79 2016-09-06 학교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학교본부의 좀 더 분명한 변화를 촉구 한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6-09-06 1495
78 0406 비리관련 책임자들은 모두 사퇴하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한다 인기글첨부파일 교수협의회 2015-09-05 1494

의견수렴
의견소통의 광장
투표/설문
투표
설문
작은모임
작은모임
중앙대학교교수협의회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3관 B103호
전화 02-820-6201 | 팩스 02-820-6201
© 2015 cauprofessor.kr All rights reserved.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