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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6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중앙대 교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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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5-10-27 14:19 | 조회1,2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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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유신의 망령을 깨워 나라의 장래를 망치려 하는가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중앙대 교수 선언 -

 

 

정부는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역사적 사실의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을 바로잡겠다는 주장인데, 일제가 한국병합을 비판한 기존 역사서를 대신해 공명적확한역사서를 편찬하겠노라 강변한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라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오류와 편향성을 극복하는 것과 교과서를 국정화해 역사지식을 정부가 독점하는 것은 물과 기름처럼 결코 섞일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중앙대 교수들은 교과서 국정화의 부당성을 거듭 강조하며 그 조속한 철회를 촉구하고자 한다.

1. 교과서 국정화는 탈산업사회 추세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다.

 

세계화와 정보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 안전망의 확보와 국가 경쟁력의 강화가 한국사회의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성의 조화와 창의성의 발휘는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가치 덕목이다. 그래서 현 정부조차 지식기반 경제성장 모델로 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를 통한 획일적인 역사교육이라니,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데 다름을 오류라 정죄하며 과거 유신 시절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되돌아가려는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우리는 할 말을 잊게 된다. 극우의 깃발을 높이든 일본의 아베 정권조차 거론하지 않는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버젓이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OECD 여러 국가들이 교과서 검인정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나아가며 창의적 교육을 선도하는 마당에, 정부는 획일적 국정교과서로 어떻게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려 하는지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2. 정권 입맛에 맞춘 국정 교과서의 편찬은 국가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유린하는 폭거다.

 

무릇 교과서는 해당 학계의 공론장을 통해 걸러진 주류 의견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권력을 동원해 힘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대한민국 헌법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우리는 친일을 친일이라 하고, 독재를 독재라 하는 것이 어찌하여 사실에 반하는 오류가 되고 이념 편향이 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정부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구성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며,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전문가까지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역사학계의 공론을 무시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국정 교과서 편찬을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역사학자들의 집필 거부와 같은 저항을 대체 인력을 투입해서라도 막겠다는 치졸한 선전포고다.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용이 바뀌는 남부끄럽고 볼썽사나운 교과서를 결코 원치 않는다.

 

3. 정부는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그만두고, 국가의 공적 책임을 다하는 데 온 힘을 쏟아라.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냉전체제가 붕괴되었음에도 한국사회는 여전히 철 지난 이념 논쟁에 휩싸여 있다. 지식정보화사회의 도래에 맞춰 사람들의 삶의 질을 제고시킬 새로운 패러다임과 방책을 모색하기도 바쁜 우리의 처지를 감안할 때 실로 개탄할 일이다. 그런데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지난 시대의 낡은 이념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새로운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교과서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고 사실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정화의 틀로 그것을 이룰 수는 없다. 정부가 나서 학계의 공론을 무시하고 정권 입맛에 맞춰 획일적으로 편찬한 교과서는 곡학아세의 표본일 뿐이다.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사회 양극화와 청년 실업 등으로 갈수록 곤궁해져만 가는 민생을 챙기는 데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정부가 이처럼 백해무익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끝까지 고집한다면, 서명에 참여한 우리 중앙대 교수 일동은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비롯한 시민 불복종에 들어갈 것을 선언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중앙대 교수 일동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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